자원활동가 김민지 학생의 심포지엄 소감
2020년 11월 20일
2020년 11월 14일 토요일, 정대협/정의연 3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 참여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 동아리 활동과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근무 중 생긴 여러 고민들에 대한 힌트를 얻고, 포스트 피해-생존자 시대의 운동 방향을 구상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1부에서는 국내외 여러 일본군’위안부’ 관련 단체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음을 처음 알게 되었다. 해당 지역 할머니들에 대한 밀착 지원, 대상이 아닌 주체로서 시민들과 함께하기 등 지역별 특성을 살린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음에 감탄했다. 문제 해결이라는 당위에 매달렸던 스스로를 반성했고, 지역 사회에 파고들어 문제를 공론화하고 함께하는 대중을 늘리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또한 이러한 지역 단체의 인지도가 부족하고, 시민단체 간 활동 내용이 원활히 공유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수도권-비수도권, 국내-해외의 연결망과 소통 인프라가 탄탄히 구축되어 더욱 체계적인 연대를 이끌어내는 것이 향후 과제임을 깨달았다.
2부에서는 포스트 피해-생존자 시대에서의 법적, 정치적, 역사적 책임을 다루었다. 김창록 교수님께서 이미 발생한 일에 대한 완벽한 ‘해결’은 없으며, 법적 책임은 지속적인 과정이며 ‘불가역’은 성립할 수 없음을 강조하셨다. 완전한 문제 해결을 무의식적으로 다짐하던 스스로를 돌아보았다. 가령, 언젠가 문제가 완벽히 해결되어 수요시위가 끝나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자체가 일단락되더라도, 제국주의와 전시 성폭력에 계속 목소리를 내는 장으로서의 수요시위 또한 유의미할 것이라고 믿는다. 또한 남기정 선생님의 발제를 통해 현재 일본군 성노예제 운동과 정치의 영역이 단절되어 있음을 깨달았고, 운동가는 정치적 책임감을 정치가는 실천적 방안을 고민할 때라고 생각했다.
마지막 3부에서는 또래 청년들이 앞으로의 운동 방향에 대해 주목할 만한 이야기를 했다. 특히, 청년에게 사회가 거는 기대에 비해 투자는 한정적이라는 최성용 님의 말에 깊이 공감했다. 미래 세대는 피해생존자가 없는 시대에 이 운동을 이어나갈 책임을 부여받지만, 그에 걸맞는 지원은 부재한 상황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국가와 시민단체 등의 차원에서 청년들이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체계적으로 배우고 토론하는 공론장을 많이 형성하면 좋겠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분야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앞으로의 방향을 논의하는 모습이 너무 멋졌다. 운동이 끊임없이 부정당하고 왜곡되는 질풍노도의 시기에도 굴복하지 않고 앞으로의 운동 방향을 고민하는 자리가 마련되어 기뻤다. 이번 심포지엄은 운동에 대한 기존의 인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더 지속적이고 책임감 있는 운동의 방식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