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대법원은 여성인권에 부합하는 판결을 조속히 내릴 것을 촉구한다! 기지촌여성인권연대 기자회견에 참석하였습니다.

2021년 5월 17일

대법원은 여성인권에 부합하는 판결을 조속히 내릴 것을 촉구한다!

-기지촌여성인권연대 기자회견 발언문-

2014년 6월 25일, 미군기지 주변에서 성매매에 종사했던 여성 122명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원고인단은 “한국 정부의 기지촌 정책이 ‘미군 위안부 정책’이었음을 비판하고, “정부가 기지촌 내 미군 위안부 제도의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군 기지촌은 대한민국 정부의 적극적 협조와 묵인 속에 형성되었다. 유지· 관리의 과정에서 수많은 인권침해가 발생했고 여성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다. 불법행위를 단속하기는커녕 방조하거나 조장하고, 폭력적이고 반인권적 강제적 성병관리를 실시했으며, 애국교육 등을 통해 성매매를 정당화하며 여성의 몸을 외화벌이와 국가안보의 도구로 활용하였다. 이에 여성들은 대한민국 정부의 사실인정과 사과, 진상규명은 물론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 사법부의 문을 두드렸다.

2017년 1월 20일 1심 판결에 이어, 마침내 2018년 2월 8일, 서울고등법원의 2심 판결이 있었다. 당시 재판정은 “국가의 기지촌 운영・관리 과정에서 기지촌 위안부였던 원고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정당화하거나 조장’하고, “위법한 강제 격리수용 행위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이를 국가에 의한 심각한 여성인권 침해라 판단해 원고 전원에게 위자료 지급을 명했다. 국가 행위의 불법성과 여성들의 피해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오랫동안 억압된 사회적 타자들의 목소리에 부분적으로나마 응답함으로써 대한민국 근현대사에서 무수히 자행된 국가폭력의 피해자들에게도 새로운 희망의 문을 열었다. 그럼에도 대법원은 3년 3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역사상 유례가 없는 반인권적 범죄인 일본군성노예제로 고통 받은 한반도 여성들은 비록 동원 방식, 위안소 형태 및 관리 방식 등에서 차이가 있다고 하나, 미군 기지촌 ‘위안부’ 제도가 근본적으로 여성인권침해 행위임을 잘 알고 있다. 의사에 반하여 성적 착취를 당하고도 스스로 수치스러운 존재로 살아가야 했던 여성들의 고통이 무엇인지 인식하고 있다. 군국주의와 식민주의, 제국주의, 남성중심의 세계질서 속에 젠더와 인종, 계급의 교차로에서 발생한 구조적 문제임을 알고 있다. 남성들의 성적 욕구를 자연화하고 정당화하기 위해 여성들에 대한 성폭력, 성적 학대와 성적 착취를 체계적으로 제도화한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이에 우리는 요청한다.

피해자들은 그 어두운 고통의 굴레에서 힘겹게 벗어나 용기있게 피해사실을 드러내며 대한민국 정부에 책임을 묻고 있다. 당당한 법적 주체로서 정의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일본국과 일본군이 여전히 범죄사실 부인과 역사 왜곡으로 퇴행에 퇴행을 거듭하고 있는 이때, 대한민국 사법부가 일본정부를 부끄럽게 하고 세계 여성인권사에 길이 남을 정의로운 판결을 조속히 내려 줄 것을 기대한다. 이제 오랫동안 사회적으로 배제되어 왔던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회복의 길을 열고, 우리 스스로가 그 부정의한 역사의 수레바퀴를 멈출 때가 되지 않았는가.

2021년 5월 17일정의기억연대 이사장·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이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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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의 ‘기지촌 미군위안부 국가배상청구소송’ 판결 촉구 기자회견

- 사법부는 기지촌 미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책임을 다 하라 -

1. 일시 : 2021년 5월 17일(월). 오전 11시

2. 장소 : 대법원 정문 앞

3. 주최/주관 : 기지촌 미군위안부 국가배상청구소송 원고인들, 기지촌여 성인권연대, 경기여성연대, 기지촌 문제 연구자들

4. 식순 : 사회(안김정애/기지촌여성인권연대 공동대표)

  1. 경과보고 및 인사말 : 우순덕(기지촌여성인권연대 상임대표)

  2. 발언 - 원고인 : 김00 - 소송대리인 : 하주희(법무법인 율립 대표 변호사) - 연구자 : 이나영(정의연 이사장·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연대단체 : 오영미(경기여성연대 공동대표)

  3. 성명서 낭독 : 김은진(두레방 원장)

  4. 질의/응답

[성명서] 사법부는 기지촌 미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책임을 다 하라

기지촌은 이 시대의 정신대이다.기지촌 미군위안부들은 달러를 군표라고 불렀다. 인신매매로 기지촌에 팔려 온 15세 때 포주가 주민등록증을 만들어 주었는데 경찰은 확인하지 않았다. 주기적으로 소위 ‘토벌’만 나왔다(피해 생존자 박00 증언).

2차 세계대전 전후 처리 일환으로 1945년 9월 8일에 한반도 이남에 진주한 주한미군은 주둔지 주변에 기지촌을 만들었습니다. 한국전쟁 발발 이후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하는 군사안보 패러다임은 바뀌지 않고 있고, 특히 1968년 닉슨 독트린 발표 이후 주한미군 철수가 가시화되자 정부는 국가안보의 미명 하에 ‘기지촌 정화대책’을 수립· 실행하여 법률상 금지된 성매매를 정당화· 조장하는 불법행위를 자행하였습니다. 정부는 기지촌 미군 위안부 여성들을 표면상으로는 ‘산업역군,’ ‘민간외교관,’ ‘애국자’로 치켜 세우면서, 실질적으로 주한미군을 위해 이들의 몸을 직접 통제· 관리하였습니다.

이는 헌법상 명시된 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국가가 저버린 행위였습니다. 설사 개인이 포기하더라도 국가가 지켜 주어야 하는 것이 인권입니다.

피해자의 침묵으로 유지되는 국가안보는 무의미합니다. 122명의 피해 생존 여성들은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고 결의하고, 2014년 6월 25일에 국가를 상대로 ‘기지촌 미군위안부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시작하였습니다. 1심(2014 가합 544994) 재판부는 2년 7개월 만인 2017년 1월 20일에 국가에 의한 폭력과 인권침해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 인정하였습니다. 국가가 국민들 보호할 의무를 포기하고, 주한미군과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기지촌 조성과 관리를 주도하였으며, 구체적으로 낙검자 강제수용소 설치 등 피해여성들을 미군 성노예로 내몰았음을 인정하는 판결이었습니다.

2018년 2월 8일, 항소심(2017나 201770) 재판부는 1심 판결을 인정하는 데서 나아가 ‘애국교육 실시,’ ‘위법한 절차에 따른 조직적· 폭력적 성병치료와 성병 관리,’ 등 피고인 국가가 적극적· 능동적으로 기지촌을 운영· 관리한 주체로, 원고들의 인격권과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였음을 인정하여 원고 전원에게 손해배상 위자료를 지급할 것을 판결하였습니다. 그러나 3년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대법원 최종판결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2018 다224408/주심 이동원 대법관). 그동안 원고 중 일부가 사망하셨고, 최근 3개월 사이에도 3명이 유명을 달리하셔서 현재 원고는 총 112명으로 줄어 들었습니다. 2019년 6월에는 원고들과 현장단체가 “지난한 소송에 마침표를 찍어 달라”는 취지로 작성한 조속한 대법원 판결 요구 탄원서가 제출되었고, 같은 취지로 기지촌여성인권연대 이름으로 2020년 11월과 2021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대법원에 공문을 접수시키기도 했습니다.

지난 10년 간 현장단체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작년 4월 29일에 경기도 의회에서 ‘경기도 기지촌여성 지원 등에 관한 조례’가 통과되었고, 이어서 6월 22일에는 파주시 의회에서도 유사 조례가 통과된 바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21대 국회에서는 ‘미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상규명 및 피해자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정춘숙 의원 대표발의)이 상정되어 있습니다. 대법원의 조속한 판결은 국가 폭력의 피해자인 미군위안부의 고통을 덜어주고 명예를 회복시킴으로써 한국 여성의 인권향상에 기여할 것입니다.

우리 참가자들은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묻습니다. 현재 원고들은 대부분 70∼80 대의 고령의 나이로, 오랜 세월 미군위안부 피해로 인해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으로 매우 열악한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이들 원고들 뿐만 아니라 전국 각 지역에 산재해 있는 수많은 미군위안부들이 생활고와 질병 등으로 생을 마감하고 있습니다.

원고들이 “태어난 나라에서 버려진”(1심 판결 시 원고 박00의 최종변론) 존재로서가 아니라 이 땅에서 당당한 한 여성인격체로 살아갈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대법원의 조속한 최종판결을 촉구합니다.

2021년 5월 17일기지촌 미군위안부 국가배상청구소송 원고인들, 기지촌여성인권연대(두레방, (사)햇살사회복지회, (사)에코젠더 부설 여성인권센터 쉬고, (사)성매매근절을 위한 한소리회, (재)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경기여성연대(두레방, 씨알여성회, 포천가족성상담센터, (사)햇살사회복지회, 동두천성폭력상담소, 오산이주여성인권센터, 연천행복뜰상담소, 연천여성연대, 호박넝쿨), 기지촌문제 연구자들(이나영 정의연 이사장·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박정미 충북대 사회학과 교수, 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