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따이한들의 공개서한 제출과 한국정부 입장발표에 대한 정의연 입장

0001년 1월 1일

라이따이한들의 공개서한 제출과 한국정부 입장발표에 대한 정의연 입장

베트남 전 당시 한국군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들의 정의실현을 위해 한국정부는 문제해결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

베트남 전쟁 중 한국군의 강간 등 성폭력 피해로 태어난 라이따이한들이 최근 유엔 인권조사위원회 조사와 한국군 병사의 DNA 감정 등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주영국 한국대사관을 통해 제출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한국정부는 “1992년 외교관계 수립 이래 불행한 과거를 뒤로 하고 미래를 지향하는 공동인식 하에 양국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양국의 우호관계가 더욱 발전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히는 데 그쳤다.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이사장 윤미향, 이하 정의연)는 이번 외교부의 입장표명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히며, 한국정부가 베트남 전 성폭력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의 요구에 따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요구한다.

물론 김대중 정부 이전과 비교해 볼 때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공식발언으로 언급됐던 베트남 전 당시 성폭력 문제에 대한 한국정부의 입장에는 일정한 진전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11일 발표된 외교부의 입장은 처음 한국정부가 이 문제를 공식 언급 했던 18년 전과 비해 큰 진전은 없었으며, 피해자들의 요구와는 거리가 한참 먼 것이었다.

그 동안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이사장 윤미향, 이사 정의연)는 한국정부의 입장과는 별개로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 두 분의 뜻에 따라 2012년 설립된 나비기금을 통해 베트남 전 당시 한국군에 의한 성폭력 피해를 당한 여성과 그 자녀들을 수년간 지원하고, 사죄의 마음을 담은 베트남 방문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자신들의 겪었던 고통과 아픔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피해자를 넘어 인권운동가로서 베트남을 비롯한 전쟁.분쟁 지역의 성폭력 피해자들과 연대하며 일본군성노예 피해자들이 열어 놓은 평화의 길, 정의의 길을 이제는 한국정부가 완성해야 할 때이다.

한국정부도 전후 74년 동안 자신들의 전쟁범죄를 부정하며 피해자들의 정의실현의 요구를 짓밟으며 일본정부가 선택한 부정의(不正義, Injustice)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일본군성노예 피해자들의 고통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일본군성노예 피해자들에게 정의실현과 인권회복의 길을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했던 한국정부는 부디 모든 전시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정의가 실현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피해자들과 연대해 온 일본군성노예 피해자들의 뜻을 잘 계승하여 베트남 전 당시 한국군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들에게도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문제를 해결하기를 촉구한다.

2019년 6월 12일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